감금되는 思惟를 위하여
박상선
작은 것을 만지작거리면
작아진다.
큰 것을 이루는 것은 작은 것
보통이 그렇다.
큰 것을 잘게 쪼개
그 하나를 가지고 싶다는 것
작은 사유 속에 갇힌
소망의 크기 때문 아닐지
개여울로 부터 시내는
강이 되고 바다로 늘 흘러
우리 앞에 있었다.
늘 바다를 쪼개는
자신을 슬퍼한다.
그러나 언제나 그대로였다.
이제 박제된 사유로부터
깊이 숨던 수렁으로부터
넓은 바다로 오라
머물러 개여울이 되지 않는
눈물들이여어-
2021.01.12 시인 여남 박상선 올림.
후원계좌 : 박상선 농협 807062 - 56 - 004282
춘하추동 12월
섣달, 그 후회에 대하여
박상선
섣달이다. 욕정이 온 들녘에 있다.
때는 어김없고
함성이 멎고 세상은 익은 체 하는
그 후회에 대하여
섣달이다. 누구를 위하여 라는
구호를 버릴 때이다.
껍데기를 벗은 몸들은 똑같은
그 후회에 대하여
잊어라. 우리가 잊지 않아도 잊는 자들 뿐
우리 사랑으로 너를 위한 사랑으로
섣달 속에 눈꽃이 되어 길가에 서 있었다.
우리는 지금쯤
더 구석진 어둠 속에 얼굴을 갖다두고
잊어라 아니해도 잊혀지고 있구나
우리는 내년 첫날 쯤
동백꽃이 피는 뚝방으로 간다.
꽃향기 벌판을 헤매고
찬바람 속 까마귀 구름 함께 날아다닌다.
깊이 숨은 오물을 토해내는
섣달, 그 후회에 대하여
2020.12.31 창녕새누리노인종합센터에서 시인 여남 박상선 올림.
창녕군새누리노인종합센터
박상선
뜬검도 없이 무너지는
소리도 없이 흩어지는
속절도 없이 사라지는
사람 있다.
65세 나이넘고 병들면
그리되리라. 그리되리라
그리고 잊어버리고 싶은
너희가
그 다음 순번이 된다.
잊지마라
그것이
사필귀정 회자정리이니라~
2020.11.21. 여남 박상선 올림.
여남의 시 몽돌밭
몽돌밭 박상선(朴尙善) [1] 돌이 되어 흐르는 냇물에 발을 잠가 제 몸이 깎이는 것도 모르고 눈물로 강물을 채우러 가는 길 깎이면서 반들해져가는 영혼 [2] 저 어디선가 손 내밀어 오는 그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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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몽돌밭
박상선
[1]
돌이 되어
흐르는 냇물에 발을
잠가
제 몸이 깎이는 것도
모르고
눈물로 강물을 채우러 가는 길
깎이면서 반들해져가는
영혼
[2]
저 어디선가
손 내밀어 오는
그대의 해맑은 미소
빛은
온 몸을 조금씩
비추는 것으로
제 몫을 하고
[3]
바다로 간다.
꿈은 간신히 그곳에
도착하여
크고 큰 아픔을 회상하진
않을 것이다.
[4]
사랑이여
그대 앞에서 파도소리에도
씻기고 갈리어야만
너의 정체됨을
알았다.
2020.09.22 여남 박상선 올림.
억새밭 10
박상선(朴尙善)
洛東江가에 일어선 억새들은 슬프다.
질긴 힘줄 끊고자 하는 심수(心術)로 땅은 합쳐지고 이내 동강 나는 허리
그러하나 꼭 돌아가리라 되돌아가서 임의 앞에 다시서리라.
기다려주오 질긴 애정(哀情)으로 기다려주오
그렇게 임의 앞에서 우뚝 서 존재(存在)의 모습 보여드릴께요! 꼭요
지금 洛東江가엔 바람에 잠시 들어 눕는 억새들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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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밭 13 - 시인 장애를 품다.
박상선
밤새도록 열대야에
지친 채 물길 갇힌 물통의
강가를 걷는다.
마이더스 그린 쥐박
우리는 지금
아무것도 용서하지 않았다.
무덥덥한 준설토 위에
풀이 돋는다.
펄떡거리는 심장에도 풀이 돋는다.
풀들이 키가 크면
꺾여서 드러눕는 것이 순리일진데
아직은 아닌가보다.
온 몸속의 세포마다
쥐들이 뿌린
독초들이 꿈틀거리고 있구나.
공동산은 파헤쳐져 지고
허공을 헤매다가 다시 돌아 온
영혼의 환생들이 자리한
강바닥을 쌓아둔 둔치의 언덕 위에
서정의 가을풍경이 되는
달빛을 맞이하는 노란 달맞이꽃이 되고
시원한 가실바람에 하얀 손을
흔들며 춤을 추는
그래도 제 몫만 하자고
웃개의 질긴 억새꽃이 되려더라.
04 2013 October 여남.
억새밭 13 - 시인 장애를 품다.
박상선
밤새도록 열대야에 지친 채 물길 갇힌 물통의 강가를 걷는다.
마이더스 그린 쥐박 우리는 지금 아무것도 용서하지 않았다.
무덥덥한 준설토 위에 풀이 돋는다. 펄떡거리는 심장에도 풀이 돋는다. 풀들이 키가 크면 꺾여서 드러눕는 것이 순리일진데 아직은 아닌가보다.
온 몸속의 세포마다 쥐들이 뿌린 독초들이 꿈틀거리고 있구나.
공동산은 파헤쳐져 지고 허공을 헤매다가 다시 돌아 온 영혼의 환생들이 자리한 강바닥을 쌓아둔 둔치의 언덕 위에 서정의 가을풍경이 되는 달빛을 맞이하는 노란 달맞이꽃이 되고 시원한 가실바람에 하얀 손을 흔들며 춤을 추는 그래도 제 몫만 하자고 웃개의 질긴 억새꽃이 되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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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하면 되리라
박재삼
해와 달, 별까지의
거리말인가
어쩌겠나 그냥 그 아득하면 되리라.
사랑하는 사람과
나의 거리로
자로 재지 못할 바엔
이 또한 아득하면 되리라.
이것들이 다시
냉수 사발 안에 떠서
어른 어른 비쳐오는
그 이상을 나는 볼 수가 없어라.
그리고 나는 이 냉수를
시방 갈증 때문에
마실 밖에는 다른 작정은 없었다.
2020.08.02. 여남 기록 및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