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부터 강은 있었다. 생을 풀어 헤치며 그리움을 띄우는 강이었다. 칠백리를 굽이치며 여기와서는 락자에 동을 보태고 비밀의 속살을 드러낸 퇴적암들은 층층히 깍아지른 절벽으로 뱃노래와 어우러졌다. 저기 상포에 소금싣고 백사장을 끌고서 상류로 올라간 광선배는 곡물로 바꿔싣고 님 떠날라 돛을 훈장 같이 메달고 유리같은 수면위를 물살따라 총총 내려오는데 기다리소 지친마음 모래사장에 물결친다. 어느덧 용화산에 걸린 낙조는 불타며 오늘을 접는가 ? 저문 도초산 걸린 구름모아 영남들 옥토를 적시니 여기가 웃개일세 그 품에서 춤추는 사람들 가득하였다. 길게 뻗은 동개들 제방위로 호박같은 둥근 달 오시니 청춘남녀 정다웁게 노니난다. 오작교가 부럽더냐 사랑 사랑이더라 세월은 가고 모두 짓물어진 이목으로 시청 못하는 시대에 베어진 밤나무 숲의 시원한 바람소리는 어딘가에서 마음에 있다면 누군가 떠올릴 그날의 모습으로 남지리로 마산리로 학계리로 용산리로 신전리로 성사리로서가 아닌 웃개의 모래에에 살아가는 가슴속으로 메아리처럼 되돌아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