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개비
박상선
몸이 비틀댄다.
저녁노을 속으로 들어가서
붉게 울더니
또다시 비틀거렸다.
몸이 바람에 기댄다.
이 무게를 가지고
바람에 몸을 기대기란 쉽지 않다.
무거운 영혼을
바람에 빙빙 돌려대면서
그는 훌훌 터는 것을
난 털 수 없어 운다.
날은 흐리다가 맑아서
바람이 곁을 스치고 가다가
지친 몸을 붙들고
끌어당기더니 돌아보라고
버리고 돌아보라고
속삭인다.
바람이 분다.
몸이 말없이 바람에 기대고
돌아간다.
2024년08월10일 시인 여남 박상선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