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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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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22:53

용화산에서

그대 고이 주어라  

 

박상선


 

그대 

그대 못 견딜게 있거든

강물에게 주라

제 갈 길 가지 못하면

물목 넘쳐

무서운 소용돌이

틀면서

제 길 넓히는 강물에게

고이 주어라

 

그대

그대 못 견딜게 있거든

하늘에게 주라

무어든 제 뜻대로

운명을 결정하여

데리고 가는 하늘에게

고이 주어라

 

 

 

그래도

못 견딜게 있거든

시인에게 주라

그것은 우리가 천년을 넘게

떨어져서 만나지 못할

인연이어서

온갖 것들에게 주어도

다 못 치워 버릴 고독이어서

울음으로 갈고 닦아서

마침내 줄 것 없는 본체만 남겨

사랑을 빛나게 하리라

밤하늘 별빛으로 남겨 두리라.

 

 

 

20240705일 여남 박상선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