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고이 주어라
박상선
그대
그대 못 견딜게 있거든
강물에게 주라
제 갈 길 가지 못하면
물목 넘쳐
무서운 소용돌이
틀면서
제 길 넓히는 강물에게
고이 주어라
그대
그대 못 견딜게 있거든
하늘에게 주라
무어든 제 뜻대로
운명을 결정하여
데리고 가는 하늘에게
고이 주어라
그래도
못 견딜게 있거든
시인에게 주라
그것은 우리가 천년을 넘게
떨어져서 만나지 못할
인연이어서
온갖 것들에게 주어도
다 못 치워 버릴 고독이어서
울음으로 갈고 닦아서
마침내 줄 것 없는 본체만 남겨
사랑을 빛나게 하리라
밤하늘 별빛으로 남겨 두리라.
2024년07월05일 여남 박상선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