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비행기
박상선
몹시도 우울한 날에는
분홍빛 색깔의
종이비행기를 접어보세요.
깨알 같은 사랑을 쓰고서
이리 접고 저리 접어두면
회오리처럼 비상하며
무르익은 붉은 장미를
흔들리게 하는 바람은
종이비행기를 그의 곁으로
보내줄 것인데
그의 곁에서
볼품없이 추락한다 해도
사랑이 그렇게 사라지는 것은
아닐 거예요.
몹시도 우울한 날에는
분홍빛 색깔의
종이비행기를 접어보세요.
당신보다 빈자리 많은 이들
땅끝에 움츠리게 하지 않고
하늘 높이 치솟게 하는
외로운 마음들에 보내는
사랑을 실어
멀리 띄워 보세요.
2024년06월09일 시인 여남 박상선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