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박상선
마른 풀밭에서
웅크려
동면(冬眠)하던 날들
봄비 오면
일제히 일어서겠지
잠을 깨우고
계절을 깨우고
이 비 오고 난 뒤부터
이곳은 다양해지리라
이제는 돌아가야지
온갖 삶이 널려있는 세상 속으로
알콩달콩 지지고 볶고
그리 사는 것이야
삶이란 그런 것이야
알콩달콩 지지고 볶고.
비 오는 아침부터
찻장 밑이 소란스럽다.
오늘부터
시간은 다시
출발하라는 명(命)이 내렸나 보다.
2019년03월06일 여남 박상선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