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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詩篇)에 이르러

2018. 12. 26. 06:25 | Posted by 여남

 

 

시편(詩篇)에 이르러

 

 


박 상 선

 

 

또 다른 모습으로


찬연히


빛나는 모습으로


오시 오소서


 

시편(詩篇)에 이르러


영혼의 소리


가슴에 품었다가


부화되어


이곳저곳으로 날아가는


 

---


이제는 푸른 숲 속에서


날갯짓하는


새들의 노랫소리


천천히 들어야 하리니


 

부서져서 쌓이고


흘러간 세월을


더하여


꿈들은 높이 솟으리니


 

드디어


시편(詩篇)에 이르러


귓가를 스쳐 가는


종소리 울면


부디 우리들을 떠올리게


하소서.

 

 

 

2018.12.26. 여남 박상선 올림.



 


 

 

 

Marry Cristmas & Happy New year !

 

 

 

 

어쩔 수 없는 고독

 

 

박 상 선( 朴尙善)

 

 

누군가를 위하여

울어 줄 부분이 없었다면

나를 위하여

안겨 들 가슴도 없으리라

 

지나간 세월을 위하여

울어 줄 부분이 없다면

다가올 사랑을 위하여

웃게 될 부분도 없으리라

 

떠다니는

그리움의 혼령을 모아

누군가를 위하여

울어 줄 부분을

만들어야 하리

 

그래서

그를 위하여 울어 줄

공간이 만들어지고 나면

신명으로 살리니

 

술병 속에 거꾸로

처박힌

어쩔 수 없는 고독은

물먹은 수채화처럼

풀어져

아련하게 사라지리라.

 

 

 

- 12월의 마지막쯤에서 그 사람과 나를 위하여 -

 

 

 

2018.12.23   여남 

 

 

* 합강정이 보이는 유채단지 길가에 있는 시간판 *




남지팔경

 

 

박상선 

 

 

옛날부터 강은 있었다.

생을 풀어 헤치며

그리움을 띄우는 강이었다.

칠백 리를 굽이치며

여기 와서는 자에 을 보태고

비밀의 속살을 드러낸

퇴적암들은

층층이 깎아지른 절벽으로

뱃노래와 어우러졌다.

저기 상포에 소금 싣고

백사장을 끌고서

상류로 올라간 광선 배는

곡물로 바꿔 싣고 임 떠날라

돛을 훈장 같이 매달고

유리 같은 수면 위를

물살 따라 총총 내려오는데

기다리소! 지친마음

모래사장에 물결친다.

어느덧 용화산에 걸린 낙조는

불타며 오늘을 접는가?

저문 도초산 걸린 구름모아

영남들 옥토를 적시니

여기가 웃개일세

그 품에서 춤추는 사람들 가득하였다.

길게 뻗은 동개들 제방위로

호박 같은 둥근 달 오시니

청춘남녀 정답게 노니난다.

오작교가 부럽더냐!

사랑 사랑둘이더라

세월은 가고

모두 짓물러진 이목으로

시청 못하는 시대에

베어진 밤나무 숲의

시원한 바람소리는

어딘가에서 마음에 있다면

누군가 떠올릴 그날의 모습으로

남지리로 마산리로 학계리로

용산리로 신전리로 성사리로서가 아닌

웃개의 모래에에

살아가는 가슴속으로 메아리처럼

되돌아 올 것이다.

 

 

1995226일 창녕문화원지 15집 수록 

 

南旨八景: 洛江七里 岐江斷崖 上浦歸帆 百沙落鴻

             道草暮雲 嶺南沃土 東步滿月 栗林淸風

 

 

2018.12.20  여남


 

 

 

 

 

머무르고 싶은 순간들

 

 

 

박 상 선(朴尙善)

 

 

 

머무르지 마오. 저기 흘러가는

아침 강물처럼

어둠 속에서 분주한 철새들

매서운 한기는 다리통을

뚫고 들어오는데 아롱이만 신이 났다.

.

강물에 비쳐지는 아침은 붉다

강낭콩처럼 붉은 아침

머무러지마오 머무러지마오

흘러가는 것이 일상사 인데

정리된 인생살이 가지고

뒤돌아보지 마오.

축복 못 받기는 마찬가지가 아닐런지

.

다시 오리라 좋은 날

그땐 머무르고 싶을 것입니다.

지금은 억지로 흘러갑니다.

빌어주오 빌어주오 칠성께 빌어주오

어머니 이제는 잊어버릴 겁니다.

.

강변에서 아롱이 훌쩍훌쩍 뜁니다.

그 이름 부르면

지금은 비로소 쥔이 좋나봅니다.

인생도 이만큼 살다보면

자기를 부르면 좋아라! 달려와서

볼 비비며 안겨들 겁니다.




2018.12.15  여남

7

* 에전 화왕산 억새태우기 모습사진 *

 

독 백

 

- 여남 박 상 선 -

 

그래 말하지 말고

철저하게 문드러진 몸뚱아리로

보여주는 것이다.

애써 지난날을 떠올리지 않는다.

그때는 너희의

갈증이 냇물로 흘러

안겨 왔었으니

시간이 흘러 세월이 가고

이곳으로 더러운 욕망이

어둠에서 뛰쳐나와

활개 치던 날부터

산산조각 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죽어가는 가느다란

목소리로 말한다.

너희가 보는 오늘의 나는

다가오는 내일의 너 모습이다.

완벽하게 무너져 내리며

버둥대는 내일의 자화상이다.

나를 잊지 말라

나는 항상

너희의 곁에 있으니.

 

 

 

2018.12.15. 여남

 

* 시인 박상선이 입소한 창녕새누리노일종합샌터 *

 

 

 

 

색즉시공 공즉시색의 뜻

 

 

 

내용

 

 

물질적인 세계와 평등 무차별한 공()의 세계가 다르지 않음을 뜻함. 원문은 색불이공공불이색(色不異空空不異色) 색즉시공공즉시색(色卽是空空卽是色)”이며, 이는 색이 공과 다르지 않고 공이 색과 다르지 않으며, 색이 곧 공이요 공이 곧 색이다.”로 번역된다.

 

그리고 범어(梵語) 원문은 이 세상에 있어 물질적 현상에는 실체가 없는 것이며, 실체가 없기 때문에 바로 물질적 현상이 있게 되는 것이다. 실체가 없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물질적 현상을 떠나 있지는 않다. , 물질적 현상은 실체가 없는 것으로부터 떠나서 물질적 현상인 것이 아니다. 이리하여 물질적 현상이란 실체가 없는 것이다. 대개 실체가 없다는 것은 물질적 현상인 것이다.”로 되어 있다.

 

이 긴 문장을 한역(漢譯)할 때 열여섯 글자로 간략히 요약한 것이다. 따라서, 색은 물질적 현상이며, 공은 실체가 없음을 뜻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원래 불교에서는, 이원론적(二元論的)인 사고방식을 지양하고 이와 같이 평등한 불이(不二)의 사상을 토대로 하여 교리를 전개시켰다. 따라서, 중생과 부처, 번뇌와 깨달음, 색과 공을 차별적인 개념으로 이해하기보다는 대립과 차별을 넘어선 일의(一義)로 관조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이 명구 또한 가유(假有)의 존재인 색 속에서 실상을 발견하는 원리를 밝힌 것이다. 그리고 색과 공이 다른 것이 아니라고 하여 색이 변괴(變壞)되어서 공을 이루는 현상적인 고찰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색의 당체(當體)를 직관하여 곧 공임을 볼 때, 완전한 해탈을 얻은 자유인이 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불교의 전통적인 해석방법이다.

 

이 구절에 대한 고승들의 해석은 많지만, 가장 명쾌하고 독창적으로 해설한 이는 신라의 원측(圓測)이다. 원측은 그의 반야바라밀다심경찬(般若波羅蜜多心經贊)에서 유식삼성(唯識三性)의 교리에 입각하여 이 구절을 해석하였다.

원측은 색즉시공에 대하여, “변계소집(遍計所執)은 본래 없는 것이므로 공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의타기성(依他起性)은 마치 허깨비와 같은 것이어서 인연 따라 일어나는 까닭에 공이다. 원성실성(圓成實性)은 생겨나지 않는 것이므로 마치 공화(空華)와 같고 그 자체가 또한 공한 것이다.”하였다.

 

다시 말하면, 변계소집에 의하여 일어난 색은 본래 없는 것을 망념으로 그려낸 것이기 때문에 공하다는 것이고, 의타기성에 의하여 생겨난 색은 인연 따라 존재하고 멸하는 가유(假有)의 색이기 때문에 공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며, 원성실성의 입장에서 보면 색이란 일어남도 일어나지 않음도 없는 공의 본질이기 때문에 역시 공하다는 뜻이다.

 

원측은 계속하여 색과 공이 하나인가 다른 것인가를 밝히면서, 만약 하나라고 하면 일집(一執)에 빠지게 되고 다르다고 하면 이집(異執)에 빠지게 되며, 하나이면서 다른 것이라고 하면 서로 위배되는 것이 되고, 하나도 아니요 다른 것도 아니라고 하면 희론(戲論)이 된다고 하였다. 따라서, 이 명구의 가르침은 색이나 공에 대한 분별과 집착을 떠나 곧바로 그 실체를 꿰뚫어보라는 데 있는 것이다.

 

 

 

2018.12.14  여남

 

 

 

 

 


 

 

 

現場報告書

 

- 여남 박 상 선 -

 

삶의 무게가 너무 무겁다.

비정규직으로

일을 한지도 이제 한달하고

하루 쉬는 날

책상머리가 너무 뜨겁다.

구조조정 당해 정든 일터를 떠나서

알콜중독이 되고

모조리 망가져서 죽으리라

하다가

은혜로 다시 살아나

현장으로 갔다.

사람이 사람들을 비굴하게

조종하고 있었던 현장에서

내 삶의 무게는 너무 무겁다.

누가 이렇게 만들었는가 ?

그들의 그 두꺼운 뱃가죽만큼이나

염치없는 도덕률이여 !

호주머니 속에 든 얌전한 묵주를

몇 번 식 돌려도

마음이 가라앉질 않는

삶의 무게가 너무 무겁다.

 

2004.07.01 늘 푸른 방에서

 

후기 : 모처럼 쉬는 날이다. 내 오늘 소회라도

한마디쯤은 남겨야지 하다가 이렇게 쓴다. 삶의 무게가

무겁다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 눈에도 덩달아 솟구치는

눈물. 참 많은 단어가 명멸한다. 이 모두를

하느님께 보관한다. 다만 그것을 쓸어 어루만져

주시라고.



 

 

 

 

길 2

 


박 상 선

 

 

 

아른거리는 길이

눈앞에 있었다.

 

허깨비 불로

떠돌다가는

바로 걷기 어렵다.

 

때로는

굽은 길을 가다가

산속의

오솔길을 들어가

질펀한

진창길 걷다가

다시 나서야만

보이는 길

 

길은

등불을 삼키고 삼키며

곧은 길이

된다.





2018.12.12  여남


 


시인 박상선의 제2시집 릴레이션 ( 관계 )입니다.



 

 

[제2시집]릴레이션.z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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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0  여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