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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밭 10

2018. 12. 2. 13:47 | Posted by 여남

 

 

억새밭 10

 

 

박상선

 

 

洛東江가에

일어선

억새들은 슬프다.

 

질긴 힘줄

끊고자 하는 용심(龍心)으로

강은 파헤쳐지고

이내

만신창이 되는 허리

 

그러하나

꼭 돌아가리라 되돌아가서

임의 앞에

다시서리라.

 

기다려주오

질긴 애정(哀情)으로

기다려주오

 

그렇게

임의 앞에서 우뚝 서

존재(存在)의 모습

보여 드릴께요! 꼭요

 

지금

洛東江가엔

바람에 잠시 들어 눕는

억새들이 산다.

 

 

 

 

2018.12.02. 여남.

 

 

억새밭 9

2018. 12. 2. 13:41 | Posted by 여남

 

 

 

억새밭 9

 

 

박상선

 

 

 

키 멀쑥한 억새밭에 누워

당신을 생각합니다.

하얀 억새꽃들이 가슴속으로

쏟아져 내립니다.

제 눈에는 눈물 같은 꽃

몸부림치는 바람 속에서

잠들 수 없습니다.

 

억새밭 속으로 뚫린

오솔길로 걸어드는

발자국 소리 조용히 귀기우리고

있습니다.

혹여 당신의 발자국 소리 아닌지

바라고 바라지만

어느 연인들의 속삭임 이였을 뿐

의미 없는 소리였습니다.

 

더 멀어져간 거리에서의

당신

억새밭 속에서도 자꾸 떠오릅니다.

저를 누인 억새밭과

저 높이 흘러가는 새털구름과의

대화의 끝쯤에 저

눈물이 얼굴을 적십니다.

 

활활 타버렸슴 좋을 것 같은

말들이 이 넓은 화왕 분지를

가득 메워

집으로 가야지 가야지 하는

발목을 붙들고

놓아주지 않으려 합니다.

 

억새밭에는

거리가 먼 모습이 숨쉬는

부둣가 야경이 눈을 뜨면서

나를 묻습니다.

 

 

 

 

 

2018.12.02. 여남.

 

억새밭 7

2018. 10. 23. 13:20 | Posted by 여남

 

억새밭 7

 

 

박상선(朴尙善)

 

 

억새밭으로 소원(所願)

숨었다면

주체 못 할 그리움은

억새꽃이 되었다.

심장을 벤

붉은 선혈이 깊숙이

흘러

두발이 문드러져서

땅속 깊이 파고들어

누군가의 가슴속으로

갈무리되어 가는

네가 가는 길목

쓸쓸한 바람과 함께

벌떡 일어나

춤을 추는 저 능선 위

저 마음

좀 봐 좀 봐.

 

 

 

2018.10.23   여남.

 

 

 

내 마음의 레인보우

2018. 10. 21. 18:51 | Posted by 여남

 

 

내 마음의 레인보우


 

박상선

 

 

 

어디로 갔니 ?

 

 

내 마음 속의 레인보우

 

 

지울 수 없어

 

 

지워버린

 

 

첫사랑의 기억

 

 

 

얼룩진 사진속으로

 

 

가라앉은 목소리들은

 

 

메아리도 없고

 

 

먼 언덕 너머로

 

 

피어오르던

 

 

빨주노초파남보

 

 

 

그리워 할 땐 그리운 것들이

 

 

도착되어야 하는 데

 

 

그리운 것들은

 

 

시간을 손잡고

 

 

도망다니고

 

 

 

맘속에서

 

 

일곱색들이

 

 

하나씩 빠져나가

 

 

하늘로 갔으니

 

 

 

유년을 흘러보낸

 

 

중년의 삶을 걷어내는

 

 

푸른 하늘에 간직해둔

 

 

내 마음 속의 레인보우

 

 

떠올라라

 

 

 

 

 

2018.10.20. 여남.

 

 

 

가을로 가는 길

2018. 10. 10. 08:41 | Posted by 여남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을미년도 만사형통 하시기를 비옵니다.

 

 

 

2015년01월03일 남지에서 시인  박상선 올림.

빈 잔 ( 홍진기 작 )

2014. 10. 11. 11:55 | Posted by 여남


빈 잔

 

홍진기 作

 

언제나 내 곁에는

빈 잔이 놓여 있다.

 

가진 것 모두 담아도

차지 않는 이 잔을

 

단숨에

그대로 들면 은회색 허공이 된다.

 

언젠가 달빛 한 줄기

이 잔을 다녀갔고

아내의 한숨 소리로

가끔은 드나들지만

 

시대의

증언을 풀면 전쟁 같은 물이 고인다.

 

 2014.10.11 여남.

 

 

 

 

 

 

2014.07.05     시인  박상선  올림.

 

 

.

 

낙동강유채꽃 축제 ( 2014년04월18일 ~2014년04월22일 까지 )
















남지유채밭 20% 개화 (2014년03월31일)




2014년04월01일 포토 박상선 시인.





창녕신문 ( 사진작가 하동칠씨 )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