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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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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Star)

2014. 1. 13. 12:09 | Posted by 여남

▲ 크로아티아의 사랑의 섬. 지난 2월 16일 촬영됐다. 사진= 디지털 글로브씨넷




별(star)


 

 

박상선

 

 

 

그대는

 

지금 어떤 모습으로 거기 서 있습니까?

 

어떤 모습으로

 

저를 바라보고 계십니까?

 

우리 동네

 

명지 서낭나무 가지 굳고 푸른데

 

저를 때려잡는

 

지상의 욕망들로

 

주체 할 수 없이

 

저는 몸을 떨고 있습니다.

 

그대여

 

그대는 이곳을 감돌고만 갑니까?

 

이렇게 미워할 수 없는

 

생명의 빛으로 비춰주고만 있으니

 

 

반목은 싫습니다.

 

배반도 싫습니다.

 

증오는 더욱 싫습니다.

 

 

그대여 잠들지 마옵시고

 

환희의 눈물 나는 세상 속으로

 

오오 그대여 그대여

 

부디 사랑하올 이야기 하옵시고

 

그대여

 

저속에서 벌떡 일어서는 그대여 오오

 

이 밤은 칠흑같이 어두워서

 

별들은 눈부시게 반짝이고 있답니다.

 

사랑하올 그대여~







2014년01월13일 여남.

 



 

 

화왕산 배바위 아래의 억새밭

 

쓸쓸한 것이 쓸쓸함에게

 

박상선(朴尙善)

 

내 눈에 쓸쓸한 눈물이

고일 때

쓸쓸함에게

눈길을 보내지 않았다

 

내 머리칼이

쓸쓸하게 바람에 흩날릴 때

난 정말 쓸쓸함을

껴안고 울지 않았다

 

쓸쓸한 것은

밑바닥에서 부터 가슴속을

차오르는데

자기를 버린 채

외면 해보려고 한 것이

정말 배신인 것을

 

주위가 쓸쓸하게

비오는 날이 되고 있을 때

쓸쓸함들이

주변을 서성일텐데

나는 나의 쓸쓸한 것들 속에서

갇혀 있었다.

 

오 오 나의 이기여 !

두 눈을 뜨고도 보지를

못하는구나.

쓸쓸한 것과 쓸쓸함에

어찌 경계 있으랴

 

2013.11.13 여남.

 

Gheorghe Zamfir - Theme From Limelight


억새밭 13

2013. 10. 14. 15:15 | Posted by 여남

 

웃개 청송앞 낙동강변의 억새꽃

억새밭 13 - 시인 장애를 품다.

 

박상선

 

밤새도록 열대야에

지친 채 물길 갇힌 물통의

강가를 걷는다.

 

마이더스 그린 쥐박

우리는 지금

아무것도 용서하지 않았다.

 

무덥덥한 준설토 위에

풀이 죽는다.

펄떡거리는 심장에도 풀이 돋는다.

풀들이 키가 크면

꺾여서 드러눕는 것이 순리일진데

아직은 아닌가보다.

 

온 몸속의 세포마다

쥐들이 뿌린

독초들이 꿈틀거리고 있구나.

 

공동산은 파헤쳐져 지고

허공을 헤매다가 다시 돌아 온

영혼의 환생들이 자리한

강바닥을 쌓아둔 둔치의 언덕 위에

서정의 가을풍경이 되는

달빛을 맞이하는 노란 달맞이꽃이 되고

시원한 가실바람에 하얀 손을

흔들며 춤을 추는

그래도 제 몫만 하자고

웃개의 질긴 억새꽃이 되려더라.

 

 

14 2012 October  여남.

 

 


남지성당,종탑의 추억과 성모 마리아님.

 

 

 

 

아쿠아의 나라,사랑을 위하여




박상선(朴尙善)




짓무른 영혼의

뜰에

허전한 사랑 불러놓고

곡차 퍼마셨네.


언어가

바람처럼 흩어지고

가슴 속의

한기는 목을 차오른다.


눈을 감아

그리움의 구석에서

솟아오르는 모습

끌어 당겨 보듬고


너는 너는

나를 잊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대답해야 한다.


비로소

사랑을 위하여

어지려진 자리를 치우고

눈물이 타는

강으로 나설 것이다.



09 2013 July  야고보.


 

bye~

 

 

 

 

 

 

 

 

 

 

 

 

 

09 2013 July  포토  여남.

 

 









23 2013  June 포토  여남.




새벽

2013. 6. 21. 06:22 | Posted by 여남

 

 

 

 

 

 

 

 

 

 

 

 

새벽

    

 

    

박상선(朴尙善)

 

    

 

생(生)을 깎아먹는

 

심야(深夜)를 지나

 

대지를

 

퍼져가는 거친 안개

      

 

오늘도

 

못 견디게 버거워서

 

끝내 목이 메고 말 것 같은

 

심정(心情)

    

 

임을 두고 아리랑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낙강 천리 아리랑

      

 

추잡한 노염(老炎)으로

 

과유불급(過猶不及)이 되어버린 날

 

탱탱한 날틀로

 

가까이 다가서서

 

건강하고 실한 맥박만 뛰게 하여라.

 

 

 

 

 

 

21 2013 June 하지  여남.

 

   

 

형이상학(形而上學)

2013. 6. 9. 12:12 | Posted by 여남

 

 

 

우포늪 물안개

 

 

 

형이상학(形而上學)

 

 

박상선

 

 

경계(境界)에서는

조용한 것은 하나도 없다

서걱거리는 원망이

늘 흐르고

어디서든가 티를 내고 있다.

 

경계(境界)에서

그립다 말을 하지 않는다.

더 멀리 서서

그리움을 쳐다 볼 것을

다짐하여야 한다.

 

그대와 나 사이의

경계(境界)에서

다가 설 수 없는 거리가

운명(運命)이 될 때

그것으로 그리움 되고

아련함이 되고 만다.

 

경계(境界)를

서섬없이 점령하는 바람만큼 

보다 요란하게

스쳐가는 것은 없다.

 

담과 담 사이

삶과 삶의 가장자리

마음과 마음의 사이의

정글에는

그대와 우리는 없다.

 

그곳에

굶주림의 떼거리 하이에나만

서성거릴 뿐이다. 

 

 

 

8 2013 June 여남.

함안보를 넘어서

2013. 5. 29. 08:51 | Posted by 여남


창녕 길곡에 있는 창녕-함안보 


함안보를 넘어서


박상선


몇 냥의 값어치로 치려느냐?

어렵사리 장만한 신혼가구마냥

쓰다듬고 쓰다듬어 모서리가

남아나지 않을 것 같은데

마시지 않아도 배가 불러오는 저 강물

허기가 가시는 이내심사 좀 돌아보소.

파고 찢고 메우고 몸단장 새로 하니

어느새 초례청 신부로 나서도

되겠구나!

산하여 공평치 못하구나.

도적질 하는

너희들만 그러기냐 한탄 하지 말고

너희들만 이러기냐 개탄 하지 말고

저 강물 흘러 보내

대기를 뒤돌아 다시금 이 땅 위를 흐르게

하여라.

강물이여 남은 것 까지 다 까먹고 애써서 다시 회귀하려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라노라 




29 2013  May  여남.








잎이 다 진 후에야 꽃이 펴서 서로 만날 수 없어 이름 붙여졌다는

상사초


 

 

 


진함의 순서(順序)

 


박상선(朴尙善)

 

 


사랑보다

진한 것은 증오(憎惡)


증오보다

진한 것은 응시(凝視)


응시보다

진한 것은 낙루(落淚)


진한 그리움이

묻어나오기 때문이다.



27 2013 May 여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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