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늪 물안개
형이상학(形而上學)
박상선
경계(境界)에서는
조용한 것은 하나도 없다
서걱거리는 원망이
늘 흐르고
어디서든가 티를 내고 있다.
경계(境界)에서
그립다 말을 하지 않는다.
더 멀리 서서
그리움을 쳐다 볼 것을
다짐하여야 한다.
그대와 나 사이의
경계(境界)에서
다가 설 수 없는 거리가
운명(運命)이 될 때
그것으로 그리움 되고
아련함이 되고 만다.
경계(境界)를
서섬없이 점령하는 바람만큼
보다 요란하게
스쳐가는 것은 없다.
담과 담 사이
삶과 삶의 가장자리
마음과 마음의 사이의
정글에는
그대와 우리는 없다.
그곳에
굶주림의 떼거리 하이에나만
서성거릴 뿐이다.
8 2013 June 여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