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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호출기/박상선

2012. 6. 14. 23:43 | Posted by 여남

 

 

무선호출기/박상선

 

누군가의

무선호출기가 울리고 있다.

 

매캐한

그리움이 거리를 헤매다가

가슴에 간직만 하라고

 

눈물처럼 솟구치는

문자열 “TONE ONLY"

 

그리움이 진하면

전화번호도 젖은 목소리도 없다

 

추울 때는

바싹 마른 찬 공기 같은

외로움을

눈으로 볼 수가 없다.

 

그저

몸을 흔들어 깨우는

떨림으로 울다가 자기 것이 아닌 듯

기억을 꿰맞추어 볼 뿐

 

누군가의

간절함은 무선으로 흐르고

나의 그리움은

호출기 속으로 기어들어가도 눌러 댈

번호도 없이

 

그리움에게 보채기만 할 뿐

 

 

2012.06.14 여남.

 

 

 

 

 

Paul Mauriat - Love is blue

 

2012년06월14일 포토 시인 여남.

 

 

 

 

 

 남지요양병원 내에서

 명지부락 동네 입구에서

 남지요양병원 건물을 기대고 있는

 명지부락 들어가는 입구 담벼락을 기대고 있는

 노후를 보내려 떠난 이홍선씨 Mother House Rose

여남시인의 사라진 옛집 앞마당에서

 

 

2012.06.02 포토 여남.

 

 

 

연지채송화

2012. 6. 1. 11:47 | Posted by 여남

 

 

 

 

 

연지채송화

 

 

 

2012.06.01 포토 여남.

 

 

 

 

<악의 꽃> 여행에의 초대⑴ / 보들레르

 

몬양팡 마 쇠외로⑵

저기 가서 같이 사는

감미로움 생각해 보렴!

한가로이 사랑하고

사랑하다 죽고지고

너를 닮은 그 고장서!

안개 낀 날씨

젖은 태양이

내 정신에겐 눈물 거쳐 반짝이는

변화 무상한 네 눈의⑶

그토록 신비로운

그런 매력 풍긴다네.

거기선, 일체가 질서와 아름다움,

호화로움, 고요함과 그리고 쾌락뿐.

 

오랜 세월에 닦여

윤나는 가구들이

우리 방을 장식하리

가장 희귀한 꽃들

은은한 용연함에

그들 향기 뒤섞고,

호화론 천장,

깊은 거울들,

동양의 찬란함이여,

거기선 일체가

영혼에게 은밀히

그 감미로운 모어(母語)⑷를 말하리.

 

거기선 일체가 질서와 아름다움,

호화로움, 고요함과 그리고 쾌락뿐,

보라 저 운하위에

배들이 잠듦을

그들의 성미가 방랑자 같아.

세계의 끝에서

그들이 거기 온 것은

네 사소한 욕망도 채워주기 위함일세.

_ 서산에 지는 해는

들판을 물들여서,

운하들이며 온 거리거리

보랏빛과 황금빛,

세상은 잠들도다

저녁노을 훈훈한 빛 속에.

 

거기선, 일체가 질서와 아름다움,

호화로움, 조용함과 그리고 쾌락뿐.

 

⑴Marie Daubrun 편. 젊은 여배우 Marie에 대한 <부친. 애인> 격의

부드럽고 따스한 사랑을 노래함. 지금까지 6명의 유명한 작곡가가

곡을 붙혀 가장 애송되는 시.

⑵ 원어 Mon enfant 직역하면<내 아가, 내 누이동생아>. 위

에서 말한 특수한 사랑의 표현.

⑶여러 시에서 반드시 Marie의 눈동자 빛의 다양한 변화를 노래함

<네 시선은 증기로 덮힌 듯하여라. 네 신비로운 눈매 ━ 푸른가 잿

빛인가 혹은 초록인가?>(⌜안개 낀 하늘⌟)

⑷ 그 모어란 <상응>에서 노래한 우주만물의 공통어를 뜻함.

 

 

 

 

2012.05.31 시인 박상선 옮김.

 

우선 그놈의 사진을 떼어서 밑씻개로 하자 /김수영

 

우선 그놈의 사진을 떼어서 밑씻개로 하자

그 지긋지긋한 놈의 사진을 떼어서

조용히 개굴창에 넣고

썩어진 어제와 결별하자

그놈의 동상이 선 곳에는

민주주의의 첫 기둥을 세우고

쓰러진 성스러운 학생들의 웅장한

기념탑을 세우자

아아 어서어서 썩어빠진 어제와 결별하자

 

이제야말로 아무 두려움 없이

그놈의 사진을 태워도 좋다

협잡과 아부와 무수한 악독의 상징인

지긋지긋한 그놈의 미소하는 사진을 -----

대한민국의 방방곡곡에 안 붙은 곳이 없는

그놈의 점잖은 얼굴의 사진을

동회란 동회에서 시청이란 시청에서

회사란 회사에서

××단체에서 ○○협회에서

하물며는 술집에서 음식점에서 양화점에서

무역상에서 가솔린 스탠드에서

책방에서 학교에서 전국의 국민학교란 국민학교에서 유치원에서

선량한 백성들이 하늘같이 모시고

아침저녁으로 우러러보던 그 사진은

사실은 억압과 폭정의 방패이었느니

썩은놈의 사진이었느니

아아 살인자의 사진이었느니

 

너도 나도 누나도 언니도 어머니도

철수도 용식이도 미스터 강도 유중사도

강중령도 그놈의 속을 모르는 바는 아니었지만

무서워서 편리해서 살기 위해서

빨갱이라고 할까보아 무서워서

돈을 벌기 위해서는 편리해서

가련한 목숨을 이어가지 위해서

신주처럼 모셔놓던 의젓한 얼굴의

그놈의 속을 창자밑까지도 다 알고는 있었으나

타성같이 습관같이

그저그저 쉬쉬하면서

할말도 다 못하고

기진맥진해서

그저그저 걸어만 두었던

흉악한 그놈의 사진을

오늘은 서슴지않고 떼어놓아야 할 날이다

 

밑씻개로 하자

이번에는 우리가 의젓하게 그놈의 사진을 밑씻개로 하자허허 웃으면서 밑씻개로 하자

껄껄 웃으면서 구공탄을 피우는 불쏘시개라도 하자강아지장에 깐 짚이 젖었거든

그놈의 사진을 깔아주기로 하자 .......

 

민주주의는 인제 상식으로 되었다

자유는 이제 상식으로 되었다

아무도 나무랄 사람은 없다

아무도 붙들어갈 사람은 없다

 

군대란 군대에서 장학사의 집에서

관공리의 집에서 경찰의 집에서

민주주의를 찾은 나라의 군대의 위병실에서 사단장실에서 정훈감실에서

민주주의를 찾은 나라의 교육가들의 사무실에서

4.19 후의 경찰서에서 파출소에서

민중의 벗인 파출소에서

협잡을 하지 않고 뇌물을 받지 않는

관공리의 집에서

역이란 역에서

아아 그놈의 사진을 떼어 없애야 한다

 

우선 가까운 곳에서부터

차례차례로

다소곳이

조용하게

미소를 띄우면서

 

영숙아 기환아 천석아 준이야 만용아

프레지덴트 김 미스 리

장순이 박군 정식이

그놈의 사진일랑 소리없이 떼어 치우고

 

우선 가까운 곳에서부터

차례차례로

다솟곳이

조용하게

미소를 띄우면서

극악무도한 소름이 더덕더덕 끼치는

 

그놈의 사진일랑 소리없이

떼어 치우고 ----

 

<1960. 4. 26 이른 아침>

 

 

 

 

왕성하게 피어 나는 우리집 연지채송화

 

 

2012.0530 포토 여남.

 

 

 

남지 웃개나루에서 본 경양대와 칠서 웃개나루.

 

웃개나리 *

 

마음에 쓸어 담을수록

무너져 내리는 나리 있다

몸에 박힌 인연을 털어 낼 수 없는

강물 흘러드는

이곳은 어쩌면 숙명이었다

 

더운 심장이 날뛰며

펄떡거리는

푸른 세월은 바람과 동행하며

바다로 떠밀려 가고

널린 생이 토하며 폐기되는 오욕은

저 남해에서 드러누워

솟아오르는 꿈을 붙잡기도 하고

상류 드는 소금 배를 부수고

오늘 꾸는 꿈까지 머릿속을 뽑아 낸다

 

나리는 바람이나 서러운 몸으로

맞이하라고

 

어떤 생으로 저 강으로 나아가

보라고

고뇌하는 물가에 고향 찍는

새발자욱 같이 발걸음을 옮긴다

헐렁해지는 기억 속으로

모래밭을 솟구친 돛대 배 끄는 동앗줄

같은 추억

그것은 가물거리기만 할 뿐

무엇이던 넘어 갈 수 있는 생각으로만

 

웃개나리에 서 있다

 

강이 소란 없이 바다로 도망가고

물가는 개기름 번들거린다

모래밭으로

바지선 중기들 다가앉는다.

 

* 웃개나리 : 남지 상포나루의 토속어

 

 

2012.05.29 여남.

 

 

 

 

 

찔레 꽃

2012. 5. 29. 08:09 | Posted by 여남

 

찔레 꽃

 

2012.05.29 포토 여남.

 

 

 

 

2012.05.27 스캔 여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