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지유채밭의 2014년03월03일 상황.
2014년03월06일 경칩 포토 여남.
2014년03월04일 남지유채밭의 유채꽃 성장현황
춤추는 꽃
박상선
꽃들이 웃는다.
어떤 꽃들이 방실방실
꽃들이 우는 것은
죽은 꽃들을 먹고 자라고
어떤 꽃들이 웃는 것은
산꽃을 먹고살기 때문이다.
꽃들은 행복(幸福)하다.
어떤 꽃들은 불행(不幸)하다.
꽃들이 먹던 바람
꽃들이 흘린 눈물
싱싱한 의(義)을 먹고 자라는
꽃들이여 웃어라
대지(大地)는 울지 않는다.
바람은 어깨를 기댈 뿐
어떤 꽃들은 울어라
대지(大地)는 가만있질 않는다.
폭풍(暴風)은 뿌리를 뽑는다.
썩어 사라지는 꽃
죽지 않는 꽃 그곳의
윤회(輪廻)는 아프다
그러나
응보(應報)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춤을 춘다.
2014.02.05 여남.
2014년02월05일 시인 박상선 올림.
2월
박 상 선(朴尙善)
날씨 좀 풀리면 일어나야지
땅바닥에 널브러진
풀숲의 따뜻함을 모아
토할 날 기다리는
일월과 삼월 사이 그 사람과 나의 사이
그로부터 꽂힌 말들이 언 땅을 솟구치는
언 마음을 솟구치는 들녘에 나섰다가
굵은 바람과 뒹굴다가
한기와 소주 한 잔 하다가
그러다 세월까지 씨부렁거리다가
강가를 따라가는 갯버들 뒤에 숨은 아기 같은 봄
대지를 넘쳐흐르는
이글거리는 날을 보려다가
이월은 잦은 고뿔 재치기 하다가
날씨 좀 풀리면 일어나야지
세상으로 흩어지는 쓸쓸한 바람 속
희미한 연정을 싹틔우는 아지랑이 다듬어
그에게로 가는 길
2014년01월27일 여남.
내 마음 속의 레인보우
박 상 선
어디로 갔니
내 마음 속의 레인보우
지울 수 없어
지워버린
첫사랑의 기억
얼룩진 사진 속으로
가라앉은 목소리들은
메아리도 없고
먼 언덕 너머로
피어오르던
빨주노초파남보
그리워 할 땐 그리운 것들이
도착되어야 하는 데
그리운 것들은
시간을 손잡고
도망 다니고
맘속에서
일곱 색들이
하나씩 빠져나가
하늘로 갔으니
유년을 흘러보낸
중년의 삶을 걷어내는
푸른 하늘에 간직해둔
내 마음 속의 레인보우
떠올라라.
2014년01월24일 여남.
돼지머리, 삶기어 웃다.
박 상 선
남은 삶을 존중해다오
아이엠에프 왔다 가고 뿔뿔이 흩어져버린
피붙이, 기억하는 靈魂들
나이 오십 줄에 허한 바람만이 곁에서
서성거린다.
남은 삶을 존중해다오
어떤 因緣이래도 因緣의 이름으로
소중한 것이거늘
어떤 삶도 삶의 이름으로
경건한 것이거늘 삶을 分解하는
構造調整만 날아다닌다.
남은 삶을 존중해다오
몸은 망가지고 거리는 비틀거리고
허우적대며 다가온다.
寒氣가 차올라 오는 메마른 시간
목구멍에 삼-삼키운다.
어느 곳이든 몸을 뉘이면
삶은 저기 있다.
삶은 가까운 저 곳에 있다
오늘 고사상에 올라앉은 돼지머리,
삶기어 웃고 있다.
2014년01월16일 여남.
세상살이
박 상 선
별이 되겠네.
만남 하나 쪼개 놓고
손에 쥔
웃음 하 - 하 - 하
사랑 하나 벌려 놓고
손에 쥔
웃음 하 - 하 - 하
이별 하나 돌아보며
손에 쥔
웃음 하 - 하 - 하
만남, 사랑, 이별
사는 데 이 무엇이 대수이랴
눈물 한줌 쏟아놓고
더 웃는
웃음 하 - 하 - 하
가슴속을 파여
하 하 하 깊은 강물소리
반짝이며 흐르네
2014년01월16일 여남.
노란 유채꽃
박 상 선
꽃이 피는 날에는
누구든지 보고 싶을 겁니다.
봄이 서서히 오고 있어요!
사랑하올 사람이던
미웁던 사람이던
누구든지 보고 싶을 겁니다.
그리고
그리고
남기고 싶은 말은
꽃이 피는 날에는
온 몸으로
행복해지고 싶습니다.
행복하십시오
노오란 입맞춤을 보내며
2014년01월16일 여남.
형이상학( 形而上學 )
박상선
경계(境界)에서
조용한 것은 없다
서걱거리는 소리가
늘 흐르고
어디서든 티를 낸다.
경계(境界)에서는
그립다 말을 하지 않는다.
더 멀리 서서
그리움을 쳐다 볼 것을
다짐하여야 한다.
그대와 나 사이의
경계(境界)에서
다가 설 수 없는 거리가
운명(運命)이 될 때
그것은 그리움 되고
아련함이 된다.
경계(境界)를
점령하는 바람만큼
요란하게
스쳐가는 것은 없다.
담과 담 사이
삶과 삶의 가장자리
마음과 마음 사이
정글에는
그대와 우리는 없다.
그곳에
굶주린 하이에나 떼들만
서성거렸다.
2014년01월15일 여남.
낙동강 억새
바람
박상선(朴尙善)
바람은 가볍다.
아무 어깨에 내려앉지만
머물진 않는다.
바람은 스스로 울지 않아도
거친 숨소리 곁에서
제가 우는 것처럼 운다.
바람은 가볍다.
바다에서 큰 덩치 되어도
스스로 몸을
낮추지 않는다.
쓰러질 듯 하더니 이윽고
쓰러지는 때로는
덧없이 나뒹구는 영육(靈肉)을 외면하던
바람이 숨는다.
바람은 가볍다.
기대며 쓰러지는 몸이 없어
발 아래로
바람이 떨어져 내린다.
2014.01.13. 여남.
Careless Whisper - WHAM ( 부적절한 속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