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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014. 1. 26. 16:55 | Posted by 여남

 




2월

 

 

박 상 선(朴尙善)

 

 

날씨 좀 풀리면 일어나야지

땅바닥에 널브러진

풀숲의 따뜻함을 모아

토할 날 기다리는

 

일월과 삼월 사이 그 사람과 나의 사이

그로부터 꽂힌 말들이 언 땅을 솟구치는

언 마음을 솟구치는 들녘에 나섰다가

굵은 바람과 뒹굴다가

한기와 소주 한 잔 하다가

그러다 세월까지 씨부렁거리다가

강가를 따라가는 갯버들 뒤에 숨은 아기 같은 봄

대지를 넘쳐흐르는

이글거리는 날을 보려다가

이월은 잦은 고뿔 재치기 하다가

 

날씨 좀 풀리면 일어나야지

세상으로 흩어지는 쓸쓸한 바람 속

희미한 연정을 싹틔우는 아지랑이 다듬어

그에게로 가는 길




2014년01월27일 여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