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박 상 선(朴尙善)
날씨 좀 풀리면 일어나야지
땅바닥에 널브러진
풀숲의 따뜻함을 모아
토할 날 기다리는
일월과 삼월 사이 그 사람과 나의 사이
그로부터 꽂힌 말들이 언 땅을 솟구치는
언 마음을 솟구치는 들녘에 나섰다가
굵은 바람과 뒹굴다가
한기와 소주 한 잔 하다가
그러다 세월까지 씨부렁거리다가
강가를 따라가는 갯버들 뒤에 숨은 아기 같은 봄
대지를 넘쳐흐르는
이글거리는 날을 보려다가
이월은 잦은 고뿔 재치기 하다가
날씨 좀 풀리면 일어나야지
세상으로 흩어지는 쓸쓸한 바람 속
희미한 연정을 싹틔우는 아지랑이 다듬어
그에게로 가는 길
2014년01월27일 여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