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억새
바람
박상선(朴尙善)
바람은 가볍다.
아무 어깨에 내려앉지만
머물진 않는다.
바람은 스스로 울지 않아도
거친 숨소리 곁에서
제가 우는 것처럼 운다.
바람은 가볍다.
바다에서 큰 덩치 되어도
스스로 몸을
낮추지 않는다.
쓰러질 듯 하더니 이윽고
쓰러지는 때로는
덧없이 나뒹구는 영육(靈肉)을 외면하던
바람이 숨는다.
바람은 가볍다.
기대며 쓰러지는 몸이 없어
발 아래로
바람이 떨어져 내린다.
2014.01.13. 여남.
Careless Whisper - WHAM ( 부적절한 속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