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밭 3
하늘만 푸르냐?
푸르기는 매 한가지 같은 푸름으로 몸이 솟는다.
산객의 숨결 사라진 뒤
능선이 비틀거리며 산 속으로 숨는다.
계절이 가면 푸른 옷 벗어 떡갈나무에 걸어두고
높이 날아갈 꽃술 털어
그리운 갈무리 풀어서 실어 보내야 하느냐 ?
보내줘야 할 것은 같이 띄워 보내야 하느냐 ?
억새밭 3
하늘만 푸르냐?
푸르기는 매 한가지 같은 푸름으로 몸이 솟는다.
산객의 숨결 사라진 뒤
능선이 비틀거리며 산 속으로 숨는다.
계절이 가면 푸른 옷 벗어 떡갈나무에 걸어두고
높이 날아갈 꽃술 털어
그리운 갈무리 풀어서 실어 보내야 하느냐 ?
보내줘야 할 것은 같이 띄워 보내야 하느냐 ?
억새밭 2
억새밭에는
허물 벗는
가을이 가만히
숨어 있다.
억새밭에는
억센
세월이 돋보기 속에
숨어 있다.
억새밭에는
다붓하게 몸 기대고
서서
누구를 기다려야 하고
억새밭에는
키 커도 키 닿지 않는
하늘이 있어
닿을 수 없는
그리움처럼
막막하다.
억새밭 1
억새밭에는
어째 바람이 숨어서
쉼 없이
손 흔드는지
억새밭에는
어째 구름이 숨어서
알싸한
눈물 흐르는지
억새밭에는
어째 목소리 숨어서
애타게
저를 부르는지
억새밭에는
바람으로 구름으로
목소리로
제 몸을 씻고
아 -
산다는 것은,
이 아득한
그리움 벗겨내는
일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