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무르고 싶은 순간들
박 상 선(朴尙善)
머무르지 마오. 저기 흘러가는
아침 강물처럼
어둠 속에서 분주한 철새들
매서운 한기는 다리통을
뚫고 들어오는데 아롱이만 신이 났다.
.
강물에 비쳐지는 아침은 붉다
강낭콩처럼 붉은 아침
머무러지마오 머무러지마오
흘러가는 것이 일상사 인데
정리된 인생살이 가지고
뒤돌아보지 마오.
축복 못 받기는 마찬가지가 아닐런지
.
다시 오리라 좋은 날
그땐 머무르고 싶을 것입니다.
지금은 억지로 흘러갑니다.
빌어주오 빌어주오 칠성께 빌어주오
어머니 이제는 잊어버릴 겁니다.
.
강변에서 아롱이 훌쩍훌쩍 뜁니다.
그 이름 부르면
지금은 비로소 쥔이 좋나봅니다.
인생도 이만큼 살다보면
자기를 부르면 좋아라! 달려와서
볼 비비며 안겨들 겁니다.
2018.12.15 여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