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밭 12
박상선(朴尙善)
세월이 말 하더라
일으켜 세우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으리.
이윽고
으악새 노래되고
종내는
애절한 연가(戀歌)도 된다.
반복되는
억겁의 시간 속에서
억새게 버틴다고
억새라 부르는구려.
사랑니 발치하는
순간부터
사라지지 않는 억새밭
어느 구석에라도
자리하고
그대 오시는 날엔 말해드리리.
아낌없이
하얀 꽃술 털어
그대의 연정(戀情)속에 뿌려
싹 튀어 주리라.
2023년12월03일 시인 여남 박상선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