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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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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07:22

 

춘하추동 2

 

이월  

 

 

박상선

 

 

날씨  풀리면 일어나야지

땅바닥에 널브러진

풀숲의 따뜻함을 모아

토할  기다리는

 

일월과 삼월 사이  사람과 나의 사이

그로부터 꽂힌 말들이  땅을 솟구치는

 마음을 솟구치는 들녘에 나섰다가

굵은 바람과 뒹굴다가

한기와 소주   하다가

그러다 세월까지 씨부렁거리다가

갯도랑 따라가는 냇버들 뒤에 숨은 아기 같은 

대지를 넘쳐흐르는

이글거리는 날을 보려다가

이월은 잦은 고뿔 재치기 하다가

 

날씨  풀리면 일어나야지

세상으로 흩어지는 쓸쓸한 바람 

희미한 연정을 싹틔우는 아지랑이 다듬어

그에게로 가는 

 

 

2019.01.18. 여남 박상선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