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는 결코 구름이 되질 않는다.
박상선
길 위에 있는 것들은 무겁다
걸어도 걸어가도 무겁다
길 위에 있는 것들은 가엽다
울어도 울어대도 슬프다
종착신호 울리는 외딴 역에
닫았을 때
사랑하올 그대여
그대 높은 산위에 올라가 봐라
그곳에서 가부좌 틀고 가을아침을 맞아봐라
산 아래를 가리는
저 환장할 놈의 자욱한 안개
삶은 무겁고도 무거워서
태양빛이 비추어도
안개는
산을 조롱하고 사라지는 척 하지만
안개는 결코
구름이 되질 않는다.
2011.12.01. 여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