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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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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7 22:06




사과나무 아래서

 

박상선

 

이십년도 넘는

사과나무

뿌리 채 파내고

농사 짓을 수 없다 하시며

나무둥치 도끼로 쪼개는

얼마나 아팠을까?

아비 맘

 

그런데

이제 보니 시인밖엔 아니다

이것밖엔 아니다

 

비석마른 글쟁이 앉아있는

추억의

사과나무 아래로

쏟아져 내리는

사과 꽃의 낙화유수

 

멀리서

꿈이 그리움이 떠나가는

소리를 들었다.

 

어버이를

회고하면서 바라다보는

한밤 서산에 걸린

하현달이 구슬퍼다.




2011.12.01. 여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