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밭 11
작대기를 기대어 두면
사람의 형상인데
기댈 작대기가 없네.
그대는 기댈 게 없어
곁을 스쳐가는
바람이 미안하다네.
가을바람이 안긴
앞산에 단풍이 드네.
몸이 인(人)에 멍들고
연(戀 )에 멍이 들어
들고 드는 단풍
억새는 마름이 되어도
벌건
단풍 들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