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이곳은 시인 박상선의 블로그 릴레이션(관계)입니다.
여남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05-11 18:58

‘가장 오래된 사초’ 통일신라 목간 발굴

경주 | 백승목 기자

 

ㆍ경주 인용사지에서 출토
ㆍ원성왕 딸이 인물 천거한 내용


 

 

“대룡(大龍)께서 왕께 사뢰기를~ 이 두 사람은 나이가 적당합니다.”


통일신라시대 원성왕(재위 785∼798년)의 딸이 왕에게 인물을 천거한 내용을 기록한 ‘사초(史草)’가 경주 인용사지에서 출토됐다. 전문가들은 “우리 역사의 문제점은 고려시대 이전의 사서가 남아있지 않은 것”이라면서 “이번에 가장 오래된 사초(역사서를 쓰기 위해 기록한 초고)가 발견된 것은 획기적인 성과”라고 말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신라 왕성인 월성(月城) 남쪽에 존재했을 것으로 보이는 ‘전(傳) 인용사’ 우물터에서 통일신라시대 ‘사초’로 추정되는 명문목간(사진)을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목간은 “왕에게 대룡(大龍)이라는 사람이 소귀공(所貴公) 등 2인에 대한 인물평과 천거(薦擧)를 아뢰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룡께서 왕께 아뢰길 ‘왕의 백성들이 흩어지던 차에 마음에 많이 걸리는 바가 있습니다.(大龍王中白主民渙次心阿多乎去亦在) 천거할 사람은 소귀공으로 나이 서른이고, 김후공은 서른 다섯입니다.(名者所貴公歲삽金(候)公歲삽五) 두 사람은 나이가 적당합니다.(是二人者歲○○亦在)”

서체 전공인 손환일 박사는 “목간이 언급한 대룡(大龍)이라는 인물은 <삼국유사>에 나오는 원성왕의 첫째 딸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즉 <삼국유사>에는 “원성왕에게는 혜충태자·헌평태자·예영잡간·대룡부인(大龍夫人)·소룡부인(小龍夫人) 등의 자손이 있다”고 기록돼 있다. 이 목간은 대룡부인이 두 인물을 천거하는 내용을 왕 곁에 있던 사관(史官)이 제3자의 입장에서 기록한 사초다. 손 박사는 “천거인물 가운데 ‘김후공’은 김씨성을 가진 왕족이지만, 성(姓)이 없는 소귀공은 신분이 낮은 평민일 것”이라면서 “통일신라시대에도 왕족뿐 아니라 평민까지도 천거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