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잔
홍진기 作
언제나 내 곁에는
빈 잔이 놓여 있다.
가진 것 모두 담아도
차지 않는 이 잔을
단숨에
그대로 들면 은회색 허공이 된다.
언젠가 달빛 한 줄기
이 잔을 다녀갔고
아내의 한숨 소리로
가끔은 드나들지만
시대의
증언을 풀면 전쟁 같은 물이 고인다.
2014.10.11 여남.
빈 잔
홍진기 作
언제나 내 곁에는
빈 잔이 놓여 있다.
가진 것 모두 담아도
차지 않는 이 잔을
단숨에
그대로 들면 은회색 허공이 된다.
언젠가 달빛 한 줄기
이 잔을 다녀갔고
아내의 한숨 소리로
가끔은 드나들지만
시대의
증언을 풀면 전쟁 같은 물이 고인다.
2014.10.11 여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