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일대 호우피해 역시 지천이 문제였다
ㆍ“홍수 예방 위해 준설” 정부 4대강 논리 허구
지난 16~17일 경남·북 일대에 내린 집중호우의 피해는 낙동강 본류보다 소하천 등 지류에 집중된 것으로 전문가 및 시민환경단체의 현장조사 결과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현장조사 결과 4대강 본류의 대대적인 준설을 통해 지류의 홍수피해까지도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정부의 논리가 잘못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가물막이가 공사장을 보호할 수는 있지만 둔치에 쌓아놓은 준설토와 함께 병목현상을 유발, 홍수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대한하천학회와 환경운동연합, 환경연구소, 4대강사업저지 경남본부는 19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6~18일 실시한 ‘낙동강 사업구간 및 수해 지역 현장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많은 학자와 시민단체가 ‘홍수 예방이 4대강 사업의 주 목적’이라는 정부의 주장에 대해 원인과 처방이 잘못됐다고 지적해 왔다”며 “지난 16일과 17일의 집중호우 피해를 볼 때 학자들과 시민단체 등의 우려가 사실로 증명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가 하천의 97%가 정비된 상황에서 홍수는 본류가 아닌 지류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이 이번 호우로 확인됐으며 치수정책이 안전한 본류보다 위험한 지류에 집중돼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번 집중호우로 주택 44채가 침수되고 차량 96대가 물에 잠긴 대구 노곡동의 피해는 금호강의 역류 때문에 해마다 피해를 당하는 소하천에서 일어났다고 밝혔다. 또 경북 고령군 운산리 교량 붕괴도 낙동강 지류인 회천에 유입되는 금성천에서 발생했으며, 경남 함안군의 대규모 침수도 낙동강에 유입되는 광려천에서 일어났다고 말했다.
박창근 시민환경연구소장(관동대 교수)은 “낙동강 폭의 3분의 2를 가로막고 있는 함안보의 가물막이와 하천변 둔치에 쌓아놓은 준설토가 병목현상을 일으켜 낙동강 수위 상승에 직접적 영향을 끼친 것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이어 “가물막이 안에 물을 채우는 충수(充水) 작업은 공사현장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것이지 홍수 피해를 줄이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가물막이와 건설 현장의 준설토, 공사자재 등이 하천 흐름의 병목현상을 유발해 피해를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둔치에 쌓아놓은 준설토 유실로 하천의 탁도가 높아지고 생태계 황폐화, 취수의 어려움 등도 야기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수자원공사 측은 “준설을 통해 가물막이 주변은 강바닥이 낮아진 상태여서 ‘가물막이 때문에 홍수 피해가 커진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출처: 경향신문